여차저차 하다보니 일본에 들어온지도 5년차에 접어들었고, 그 사이에 두번의 이직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솔직히 일본말이 서투르니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 파악도 잘 못하고, 제대로 직장을 경험했다고 하기도 그렇지만, 그동안 느낀 점을 조금씩 적어보자면...
1. 일본은 '나이'보다 '직급'이다
기본적으로 나이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로 위아래를 가르지도 않는다.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한테 반말하거나, 반대로 젊은 사람이 나이많은 사람한테 업무지시를 하지 못하거나 하는 거 없다(적어도 한국보다는).
개인적으로 나이로 위아래를 정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에서 나이를 먹어갈 수록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은 마음에 든다.
다만 직급에 따른 위아래는 뚜렷해보인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볼 때 직급에 따라 하대하는 강도가 한국보다 강한 듯 하다.
2. 문서화
문서화의 중요성이야 당연한 거지만, 문서가 업무보다 우선되는 기분이 많이 든다. 그리고 컴퓨터를 보는 것보다 뭐든 출력해서 가져오길 원한다. 이 부분은 별로...
3. 술자리, 회식
회식은 있지만 거의 가 본적 없다. 참석 여부에 대해서 강요하거나 하는 건 느끼지 못했다.
4. 사내의 인간관계
한국보다 드라이하다. 이걸 좋아할 지 말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 예로, 팀원들이랑 점심을 같이 먹은게 한달에 한두번 정도이다. 따로 권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점심은 식당가서 먹든 도시락을 사서 오든 각자 먹는다. 도시락을 사와서 자기 자리에서 먹는 건 흔한 풍경.
5. 일본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 웬만한 회사(특히 IT계통이나 스타트업)에서 외국인 직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곳은 일반적으로 영어만으로도 채용이 되지만,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일본어가 부족해서 생기는 벽을 반드시 경험하게 된다.
보통 중요한 공지사항 같은 경우 일본어/영어로 제공을 해주지만, 아무래도 일본인 비중이 큰 이상(그리고 당연히 일본이니까...) 메신저에서 말하는 사소한 회사 분위기나 사람 이야기 등등...일본어를 모르면...
일본어가 서투르다보니 경험한 것이 한정적이고, 경험한 회사들 또한 전형적인 일본 회사보다는 약간 외국물(?)을 먹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가령 외국인의 비중이 많거나, 스타트업이거나...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일본에서 대학부터 신입->경력까지 경험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안 맞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한국회사 -> 일본회사 트리를 밟은 입장의 경험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데 걱정되는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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