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요코하마로 이사온 지 2년, 최근 "요코하마 Buntai"라는 문화/경기 행사장이 새로 생겼다.
(보니까 공연도 하고 스포츠경기도 하는데, 이런델 뭐라고 부르더라...)
가끔 왔다갔다 하게 되는 동네 근처라 뭘 하나 틈틈이 보게 되는데, 어느날 지나가던 와중에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뭔가 했더니, 농구팀의 퍼블릭 뷰잉 행사를 한다고 한다
이때까지 퍼블릭 뷰잉이라는게 무슨 뜻인지는 몰랐고, 일단 "무료개방중"이라는 단어만 보고 돈 안쓰고 새로 생긴 건물 내부 구경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발길을 옮겼다.
일본 농구리그의 정식명칭은 B리그(Bリーグ)로, KBL과는 다르게 개방형 리그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1부에서 3부리그까지 있는데, 큰 특징은 1부리그에 참여하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는 것이다. 모기업의 후원이 아닌 티켓이나 스폰서, 굿즈 판매, 방송 수익 등으로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KBL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반면(이건 확실히 모르겠다. 대기업의 후원없이 자체적으로 한국의 농구단 만큼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으면 꽤 대단한 것 같음), 모기업의 정책에 따라 해체나 연고지가 바뀌는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구단이나 선수 관련 저작권, 티켓이나 굿즈 수익 대부분이 각 구단에게 돌아가고, 반면에 적자가 나면 강등도 되는 등, 뭔가 일본답지 않게 "적자생존"을 모토로 하는 리그인데,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퍼블릭 뷰잉은 실제 경기가 아닌 공공장소나 경기장에 큰 스크린을 설치해놓고, 팀을 응원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시합을 다 같이 관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대표 경기가 있을때는 경기장이나 영화관 등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클럽 팀이 하는 건 못 본 것 같다.
이 날 경기는 1부리그 소속인 B-콜세어즈(ビー・コルセアーズ)가 아닌 3부리그 소속 엑셀런스(エクセレンス)의 포스트시즌 경기였다.
행사 당일의 경기장 모습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퍼블릭 뷰잉이 뭔지 몰랐기 때문에,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거 보고 팬미팅이나 뭐 그런거 하는 줄 알았음. 게다가 흔히 생각하는 3부리그의 이미지는 껏해야 '사회인 동호회'와 프로 사이의 수준이었기 때문에 별 기대없이 들어가 보았다.
실내입장~
원래 경기장/공연장 자리인 1층을 비워놓고 벽면에 스크린을 설치한 채로 관중석 정면을 개방한 구조로 사람들을 받고 있었다. 사진엔 없지만 입구에는 매점도 열려있어서 맥주나 간단한 안주거리를 살 수 있게 함. 경기장 내부 빈 공간에서는 유니폼이나 열쇠고리등의 굿즈도 팔고 있었다.
알고보니 포스트시즌에 원정경기 중이라 퍼블릭 뷰잉 행사를 했던 것 같다. 정규시즌중에는 안 하는 듯.
(참고로 결국 토너먼트에서 탈락해서 B2승격에는 실패했다...)
3부리그라서 동네에서 공짜 경기 구경하는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경기 수준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경기도 아닌 평일 밤의 관전행사에 100~200명의 관객이 유니폼까지 갖춰입고 열심히 응원하는데다가, 사회자와 치어리더들도 분위기를 열심히 띄우는 등, 행사 자체의 열기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이날 처음 본 풍경이라 이 열기가 구단의 홍보의 결과일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지만, 3부리그에서 이만큼의 열정과 관심이 나타날 정도라면 농구의 수준이야 어쨌든(아직은 KBL의 수준이 좀 더 높은 걸로 알고 있지마는...) 꽤나 흥미로운 시장이 될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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